저탄고지 다이어트(LCHF: Low Carb, High Fat)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식단 방식입니다.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과연 진짜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적인 다이어트일까요? 과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탄수화물 섭취가 줄면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면, 우리 몸은 포도당이라는 주요 에너지원 공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간과 근육에 저장돼 있던 글리코겐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 간의 글리코겐: 주로 혈당 유지와 뇌 에너지 공급에 사용
- 근육의 글리코겐: 해당 근육을 움직일 때 에너지로 소모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
뇌는 체중의 2%밖에 되지 않지만, 하루 섭취 칼로리의 약 20%를 소비하는 고에너지 기관입니다. 뇌는 주로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혈당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저하나 저혈당 쇼크와 같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포도당이 부족하면 시작되는 생리적 반응
탄수화물 공급이 멈추고 글리코겐 저장량까지 고갈되면, 우리 몸은 포도당을 만들기 위해 다른 방법을 동원합니다. 이것이 바로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입니다.
- 지방 분해 → 글리세롤 → 포도당 전환
- 단백질 분해 → 아미노산 → 포도당 생성
하지만 이 과정은 단백질 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우리 몸은 오래 지속되면 단백질을 보존하는 또 다른 에너지 대체 메커니즘, 즉 케토시스(Ketosis)를 시작합니다.
케톤, 포도당 대신 쓰는 대체 에너지
케토시스 상태에서는 지방을 분해하여 생성된 케톤체가 뇌를 포함한 대부분의 장기에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뇌도 일정 비율의 케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 간과 적혈구는 케톤을 에너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이 기관들은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우리 몸은 근육을 분해해 아미노산을 얻고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합니다.
저탄고지 초기에 살이 빠지는 진짜 이유
저탄고지 다이어트 시작 후 며칠 안에 2~3kg 체중이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체지방이 빠진 것이 아닙니다.
- 글리코겐 고갈: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소비되며 빠짐
- 수분 손실: 글리코겐은 1g당 3~4g의 물과 함께 저장되므로, 글리코겐이 빠지면 1.5~2kg 정도의 수분도 함께 빠짐
- 케톤 배출 시 이뇨 작용: 케톤이 소변으로 빠질 때 염분과 수분도 함께 빠져 체중이 더 줄어든 듯한 착각을 줌
장기적인 저탄고지의 문제점
장기간 저탄고지를 지속하면 우리 몸은 근육 단백질을 계속 분해하여 포도당을 만들게 됩니다. 그 결과, 실제로는 체지방이 아닌 근육이 줄어들어 체중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 체중 감소 = 지방 감소 아님
- 근육 손실 → 기초대사량 감소 → 요요 현상 위험 증가
즉, 저탄고지는 체지방을 줄이기보다는 체내 수분과 근육이 줄어드는 다이어트 방식입니다.
마치며 - 저탄고지 다이어트, 정말 효과적인가?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는 빠른 체중 감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감량은 수분 손실과 근육 손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체지방을 줄이고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진짜 다이어트라면, 저탄고지는 적절한 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방식이 운동선수의 단기 체중 조절이나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일반인에게는 장기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